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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기 결과 :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에도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한 중국
한국 대표팀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에서 홍현석과 송민규의 연속골로 중국을 2대 0으로 제압했다. 국경일에 중추절 연휴 기간 5만여 중국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시작 전부터 힘내라는 뜻의 '지아요우(加油)' 함성은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하지만 그 함성은 한국의 득점포가 터질 때마다 고요해졌다. 중국 안방에서 열린 이날 8강전 승부는 축구 인기를 반영하듯 5만 1천여 좌석이 거의 찬 가운데 열렸다. 한국은 조별리그 예선(16골)과 16강(5골)을 거치며 21골을 넣는 등 막강 화력을 자랑했다. 이런 탓인지 중국 안방 팬들은 경기 시작 전부터 자국 선수들의 기를 살리기 위한 함성을 계속 터트렸다. 경기 초반 한국 선수들이 공을 잡으면 야유를 보냈고, 자국 선수들이 패스를 이어나가면 경기장이 떠나갈 듯 함성을 질렀다. 하지만 중국 관중의 희망과 달리 경기 주도권을 계속 쥔 것은 한국이었다. 황선홍 감독은 이날 선발 공격수로 조영욱을 내세웠고, 미드필더와 측면 공격수로 백승호, 홍현석, 고영준, 송민규, 안재준을 내보냈다. 후방에는 와일드카드 박진섭과 황재준 등을 세웠고, 골문은 이광연이 지켰다. 속도감 넘치는 패스로 잘게 잘게 파고든 한국은 전반 18분 홍현석의 프리킥 골로 완전히 주도권을 가져왔다. 홍현석은 상대 아크 부근에서 시도한 프리킥으로 중국 골문의 오른쪽 상단 구석을 뚫었다. 중국 관중석은 순간 침묵에 빠졌다. 선제골로 기세를 올린 한국은 고영준과 홍현석의 빠른 중원 패스와 측면 자원의 침투로 주도권을 유지했고, 전반 35분 조영욱의 크로스를 재치 있게 터치한 송민규의 추가골로 더 달아났다. 전반 막판 한국의 실수로 중국이 한차례 골대를 맞히는 위기가 있었지만 잘 버텨냈다. 후반 들어 중국은 선수교체와 라인을 올리는 등 변화를 꾀했다. 하지만 후반에도 중국은 경기 주도권을 한국에 내준 채 체력적으로도 지쳐 전혀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어내지 못하며 경기를 마쳤다.
2. 경기 총평 : 현재로선 적수가 없어 보이는 한국 대표팀
조별리그에서도 막강한 득점력과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16강과 8강 토너먼트 두 경기에서도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력을 보여준 한국 대표팀이다. 8강전까지 5경기에서 23골 1실점이다. 이번 대회에 한국에 대항할만한 적수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정도의 경기력이다. 이번 경기는 전반 막판 중국이 골대를 맞히고 했지만 경기를 지켜보는 내내 별로 걱정과 불안함을 느끼지 못하는 편안한 경기였다. 전반 초반 얻어낸 프리킥 찬스를 홍현석이 놓치지 않고 해결해 경기 주도권을 가져왔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동안 골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던 송민규가 크로스에 이은 추가골까지 넣으면서 완벽하게 경기를 압도했다. 솔직히 한국과 중국이 팀 대 팀으로 봤을 때 실력차가 너무 많이 나다 보니 중국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 이 경기를 보기 전에 걱정스러운 부분은 두 가지였다. 중국의 거친 플레이가 그 첫 번째였고, VAR이 없는 상황에서의 심판의 편파 판정이 그 두 번째였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 중국 선수들이 보여준 플레이, 태클 등은 한두 개의 장면을 제외한다면 그렇게까지 거칠었다고 평가하기엔 무리가 있을 정도로 꽤 나이스했다. 또한 이번 경기의 심판진도 이 정도면 깨끗하고 문제없이 판정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우려했던 이 두 가지가 해결됨과 동시에 한국 대표팀의 실력이 더해져 이번 경기 홈팀 중국을 상대로도 압도할 수 있었다.
3. 4강전 상대 : 우즈베키스탄
한국의 4강 상대는 우즈베키스탄이다.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4강전은 중국전이 펼쳐진 황룽 스포츠 센터 스타디움에서 4일 오후 9시(한국시간)에 치러질 예정이다. 우즈베키스탄은 같은 조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의 대회 불참으로 조별리그를 홍콩과의 두 경기로 마무리했고 16강에서는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연장전 끝에 2대 0으로 승리했다. 8강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를 2대 1로 제압하고 올라왔다. 8강까지의 4경기에서 7골 2실점을 기록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최근 국가대표팀보다는 연령별 대표팀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대회인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8강전에서 연장전 끝에 한국이 4대 3으로 어렵게 승리를 거둔 기억이 있다. 휴식일이 하루뿐이지만 중국과의 경기에서 이강인과 정우영, 엄원상 등 주요 선수들이 선발출전하지 않으면서 체력을 아꼈기 때문에 4강전에서도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전망이다. 황선홍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즈베키스탄은 상당히 직선적이고 파워풀하고 에너지가 있다. 힘 싸움을 하는 팀이기 때문에 같이 힘 싸움을 하면 어려울 수 있다. 전술적으로 잘 준비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만약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을 4강에서 꺾으면 홍콩과 일본의 4강전의 승자와 결승에서 맞붙게 된다. 객관적인 전력차를 생각했을 때 결승에는 일본이 올라올 가능성이 높은데 그렇게 되면 지난 대회 결승전과 동일한 대진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아주 흥미진진해질 것이다.